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 Posted at 2018/02/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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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The 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 (출처 : The Human Microbiome, Supercomputers, and the Advancement of Medicine, Dr.Larry Smarr)
이처럼 각 국가에서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이 매우 대두되고 있다. 과연 마이크로바이옴이 무엇이며, 어떠한 요인들이 인체 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마이크로바이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특정 환경에 존재하고 있는 미생물들과 이들의 유전정보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단일 생명체의 유전정보 전체를 뜻하는 게놈(Genome)들의 집합체를 뜻한다. 따라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은 인간 몸체 안팎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들과 그들의 유전정보 전체를 말한다.
인체 내에서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의 수는 인간의 세포 수보다 10배 정도 많은 100조 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미생물들의 유전자 총합은 인간 유전자의 100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미생물과의 공존은 생명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다. 주로 어머니의 피부와 몸속의 미생물들이 배 속의 태아에게 전달되고, 태어난 후 신생아에게 수유를 통해서 늘어나기도 한다. 이후 성장하는 과정에서 장기와 피부 등 서식 부위에 따라 미생물의 종류가 달라지고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인체 여러 부위 중 인간의 장내에 가장 많은 수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매우 높은 다양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장내 미생물을 일반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이라 지칭하며, 그 수와 다양성이 매우 커서 인간의 세컨드 게놈(Second genome)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장내 미생물(이하 마이크로바이옴)은 생체대사 조절 및 소화 능력 등의 장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보고된 바 있다. 특히, 현대인들의 관심사인 비만과 관련된 다양한 대사질환이나 면역 질환, 알레르기나 아토피 등에도 관련이 있으며, 비염, 장염, 심장병 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과 노화 등 다양한 질병과 인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1. 식사습관
개인별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은 매우 다양하며, 이는 유전자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일례로 쌍둥이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해본 결과 일치율은 50% 미만 정도로 보고된 바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사성은 쌍둥이가 가장 높게 나타나며, 다음으로는 어머니와 자식, 그리고 타인의 순서이다. 또한, 국가별로 일본인, 중국인, 미국인과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인 간 마이크로바이옴의 차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식사습관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에 따라 Bacteroides, Prevotella, 그리고 Rumminococcus가 주종인 세 가지의 장 유형(enterotype : 사람의 소화기 내에서 세균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유기체의 분류)으로 분류된다. 이렇게 장 유형이 구분되는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식사습관과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Bacteroides 장 유형은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났으며, 섬유질 섭취가 많은 사람에게서는 Prevotella가 주종인 장 유형이 나타났다. 또한, 유럽과 아프리카 시골 지역 어린이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한 연구에서 섬유소와 다당류를 가수분해하는 유전자를 가진 Prevotella와 Xylanibacter가 아프리카 어린이에게서 많이 발견되었고, 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어린이가 유럽 어린이보다 대변 내 생물 다양성이 높으며 단쇄지방산과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는 butyric acid의 농도가 높고, 대장균, Shigella, Salmonella가 적게 발견되었다고 보고되었다. 이는 단순 당 함량이 높고 고단백, 고지방의 서구식 식사로 인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질화(homogenization)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인의 경우 식습관이 점차 서구화됨에 따라 육식이 늘어나고 채식이 줄면서 섬유소의 섭취가 줄어, 이로 인해 섬유소를 분해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군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을 잃어감에 따라 공생관계의 인간에게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2016년 1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식사습관의 변화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에 변화가 있으면, 그 영향이 후손에게도 이어지고, 식사습관의 변화를 통해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생물 다양성이 높은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사습관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2. 항생제
항생제는 오랜 기간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세균감염 치료제로써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 항생제 내성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항생제의 경우 일반적으로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투여하지만 대부분의 항생제가 광범위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항생제의 복용으로 인해 직접적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간접적으로는 군집 구조를 파괴하여 미생물 종간의 상호작용과 영양분 대사 경로의 상호보완 시스템을 교란시켜 장내 환경에 광범위한 이상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항생제에 의한 마이크로바이옴 군집의 불균형으로 면역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 관련 질환과 다양한 면역 관련 장애가 발생할 확률을 높인다.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였다 하더라도 수개월 동안 장내 환경에 영향을 미치며, 완벽하게 원 상태로 회복은 어려워 신중한 항생제 처방과 올바른 항생제의 복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듯 인간의 건강과 마이크로바이옴의 관계는 오랫동안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입증됐으며,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질병 치료 및 예방을 하고자 돈과 시간, 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한국인에게 특화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식사습관과 항생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문헌>
-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동향, 2017, 곽민정, 김지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 장내 미생물총과 인간의 질병, 2013, 고재성
- 장내 미생물과 항생제 관련 장 질환, 2016, 윤미영, 윤상선,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Posted by 人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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