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동물로 알아본 진화의 목적, 종족번식
- Posted at 2016/09/23 16:19
- Filed under 생물정보
한낮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외 활동을 즐기는 9살 우리 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우주 탐사와 해저 탐사이다. 아동 과학 도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얘깃거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현실의 지식으로 해석되지 않은 신비로움일 것이다.
유한한 삶을 갖는 생물의 가장 기본적인 본성은 자손
번식이다. 바다 밑 깊은 곳을 비롯해 극한과도 같은 환경에도 생물은 관찰되는데, 오랜 세월 나의 자취를 남기기 위해 유전물질을
이용해 다음 자손에게 전달하고 변화되는 환경과의 상호 작용에 반응하며 변화를 축적해 종을 이어가는 것을 우리는 진화라 표현한다.
즉, 진화는 어떠한 환경이든 내 종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 진행되고 있고 이는 심해 속 생물들의 특징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사실 수컷 아귀의 경우 태어나는 순간 부터 짝짓기를 위해 암컷을 찾아다닌다. 아귀는 어렵게 찾아낸 암컷을 절대 놓치지 않는 방법으로 몸을 하나로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수컷은 암컷의 배를 물어 암컷의 피부가 본인과 연결되게 한 후 점차 하나의 몸으로 되게 하는데, 수컷의 입이 뒤로 이동해 아가미에 물을 공급하기 유용하게 변형되고 결국 수컷은 암컷의 부속물처럼 되어 영양분을 공급받게 된다. 곧, 암컷은 언제든 정자를 공급받게 되는 자웅동체와 같은 형태로 이후 종족을 이어 가게 된다.
두 번째는 근육 조직의 퇴화이다. 같은 면적당 동물의 밀집도가 극히 낮은 심해에서 먹이 대부분은 마린 스노우라 불리는 큰 생선들의 부식잔해물이다. 고래와 같은 큰 물고기가 죽고 나면 부패하여 심해로 떨어지는 눈과 같은 잔해물을 청소하듯 먹고 산다. 넓은 심해에서 살아 있는 생물을 헤엄쳐 잡아먹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에너지원이 될 먹이를 어쩌다 먹게 되는 생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택한 방법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근육을 점점 퇴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심해 동물은 젤라틴 소재와 같이 특수한 재질로 되어 있으며, 이는 밀도가 물보다 낮아 물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Blob fish라 불리는 물고기로 젤라틴성의 물질로 몸이 구성됨.
세 번째는 근육조직 퇴화와 유사하게 소화기관의 퇴화이다. 앞서 밝혔듯 대부분이 살아있는 생물을 잡아먹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마린스노우를 비롯해 암컷 아귀의 몸에 붙어 영양분을 공급받는 기생과도 같은 경우 외에도 박테리아와의 공생관계를 통해 소화기관을 최소화하고 삶을 살아가는 예도 있다. 심해담치류의 경우 몸의 일부에 박테리아가 잘 서식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박테리아가 배설하는 부산물을 그대로 공급받으며 본인의 소화 기관을 모두 퇴화 시키는 경우가 그러하다.
깊은 바닷속 생물들은 어려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동안 근육과 소화기관을 퇴화시키면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종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진화되었다. 진화는 1859년 촬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소개한 자연선택설에 기초하여 현재의 종이 환경과의 보다 적극적인 상호작용으로 탄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심해라는 환경은 그러한 의미에서 앞서 언급된 점 외에도 높은 수압에 쉽게 이퀄라이징이 가능한 시스템을 비롯해 외부적인 자극이 거의 없는 즉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에서 전체적인 생체 시계가 느리게 진행되는 점들이 진화의 결과물로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된다. 최근 진화 연구는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고 이를 근간으로 흥미로운 환경에 적응된 종과 그 관련 유전적 기반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유한한 삶을 영원히 이어가고자 하는 종의 본능을 연구하기에 소재가 가득한 바닷속이다.
신윤희 책임연구원
Posted by 人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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