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의 힘과 위키
- Posted at 2015/11/30 09:29
- Filed under 지식관리
1989년, 알래스카 해상에서 5,300 갤런의 원유를 싣고 가던 유조선이 좌초되었습니다. 유출된 원유의 양은 1,100만 갤런으로 당시까지 발생한 해양 원유 유출 사고 중 사상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참고: 엑슨발데스 원유 유출 사고, 현재 최악의 사고는 딥워터 허라이즌 기름 유출 사고). 이 사고로 일대에 서식하던 바다새, 해달, 수달 등 해양생물이 집단 폐사하였고, 현재에도 그 영향으로 그 지역의 각종 해양 동물 개체 수가 계속해서 감소 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당시 하루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제에 동원되었고 1년동안 20억 달러의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사고수습에 힘썼습니다. 하지만 유출된 기름은 젤리상태로 물과 엉겨 붙어 분리가 어려웠고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17년이나 지속되었습니다.이를 고민하던 국제기름 유출 연구소(OSRI)는 '이노센티브(InnoCentive)' 라는 한 기업에 이 문제를 의뢰하게 됩니다. 이노센티브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문제의 집단 해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업입니다. 문제를 올리자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올라왔고, 마침내 단 3개월 만에 한 시멘트회사 엔지니어의 아이디어로 17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대중은 전문가보다 똑똑하다.
'군중의 지혜(wisdom of crowd)'의 저자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ecki)는 집단은 지능적일 수 있고, 심지어 그 집단 안의 가장 똑똑한 사람보다도 더 똑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는 유리병 안의 구슬 수를 예측전문가와 다수의 비전문자에게 예측하도록 했는데 비전문자 여러명의 결과가 실제 구슬의 수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개개인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대중의 강력한 힘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이나 전문가를 찾는 대신 인터넷 커뮤니티에 질문을 올리고 그 답을 찾습니다. 개인의 힘은 미미하지만 개인이 모이면 전문가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 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집단지성을 이용한 사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4천만명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는 네이버의 지식교류서비스 '지식iN' 또한 그 중 하나로, 무엇이든 궁금한것을 올리면 이내 여러 사람들의 답변이 달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누구나 수정할 수 있도록 한 '오픈소스' 또한 집단지성을 이용한 예 입니다.
위키(Wiki), 그리고 人Co 인들이 느끼는 집단지성의 힘
집단지성의 힘을 잘 활용한 예 중 하나는 위키(Wiki)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키는 웹브라우저를 이용해서 사용자 누구나 내용을 쉽게 추가하고 수정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말 합니다. 위키는 한사람의 의해 만들어지는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의 지속적인 협력이 있어야 더욱더 휼륭해지고 풍성한 웹 사이트가 됩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위키피디아(http://wikipedia.org)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주)인실리코젠에서도 수 년간 사내 인트라넷으로 위키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人Co인들 모두 개인이 모여 만들어 내는 큰 힘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업무 중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사내위키를 통해 기록되고 공유되며, 누구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추가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실리코젠의 위키는 전문가보다 더 전문적인, 그리고 실질적인, 생생한 정보들이 축적되어있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수많은 사용자들의 참여로 위키피디아가 매우 휼륭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지만,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을 얻고자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위키피디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Biopython의 역사와 주요 특징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있으나, 좀 더 세부적으로 Biopython의 SeqIO 모듈이 제공하는 기능과 사용법에 대한 내용들은 추가로
다른 책이나 웹 사이트에서 찾아봐야 합니다. 더군다나 영어와 한국어 간 위키 자료의 양 차이도 매우 커 대부분의 문서는 영어로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전문분야 위키 중 하나로 생물정보분야의 人CoDom (인코덤, http://incodom.kr)이 있습니다.
마치며
한편에서는 집단지성의 한계와 신뢰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의지와 참여도가 낮으면 당연히 결과물의 질이 낮아질것이고, 일부 사용자의 악의적인 활동을 통제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참여자들의 지식이 편향되어 있다거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 또한 신뢰할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요인이 됩니다. 실제로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렷던 한 연구에서는 질문을 할때, 다른 이의 대답을 알려주었을 경우가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대답의 다양성이 줄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지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기술의 발달로 점점 더 쉽게 자신의 의견을 공유 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있기 때문입니다. 대중이 만들어 내는 집단지성의 힘은 그 누구도 부인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집단지성의 한계와 특징를 알고 올바르게 활용한다면 누구나 전문가 안부러운 '지성'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김지예 개발자
Posted by 人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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